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山行 ·趣味

2019년 9월 30일 팔공산 관봉에서 신령재까지 폭포골을 거쳐 동화사 봉황문으로 하산

 

 

 

 

 

 

 

 

 

 

 

 

 

 

 

 

 

 

관봉에서 동봉을 목표로 출발한 시간이 오후 3시 10분!

은해봉을 지나 헬기장 부근에서부터 갑자기 오른쪽 허벅지가 아프기 시작한데다

신령재에 도착한 시점이 오후 5시 30분.

염불봉까지라도 가기에는 시간이 촉박하다.

 너무 늦은 오후 시간에 산행을 시작했다는 걱정이 스물스물 밀려온다.

뭐 별일 있을라구 애써 위안해보지만

흐린 날씨에 어둑어둑해지는 인적 없는 산길은 스산하기까지 하다.

 

 

신령재 갈림길에서 동화사 쪽으로 내려섰다.

지난 폭우 탓에 길이 군데군데 무너져 있는데다가 하늘도 완전히 흐려져버려서 헤드 랜턴을 꺼내 켜야 했다.

아무래도 어둡기전에 동화사 도착하기는 틀렸다 싶은게 살짝 불안감이 엄습한다.

마음이 급해서일까

어느 시점에선가부터 올레길로 걷고 있다는 자각이 들고

가까워져야 하는 동화사 불빛이 점점 멀어지고 있는 상황~

그 와중에도 사태를 파악하지 못하고 나무 사이로 보이는 환하게 조명 된 통일대불 풍경이 이색적이다.

그냥 죽 가다 보면 어떤 길이라도 나오겠지 싶어서 계속 걷다가

문득 아~ 이러다 길을 잃을 것 같다는 각성에 500여미터를 다시 돌아가는데 방향을 가늠하기가 힘들다. ㅠ

아~ 이런 젠장~ 이 때가 오후 6시 33분...

 암흑 속에서 스마트폰 지도를 보며 물소리가 점점 세게 나는 쪽으로 따라 가다보니 가로등 불빛이 보인다.

봉황문 쪽이다. 오후 6시 45분.

 

안도의 한숨과 함께 잠시 잊었던 허벅지 통증이 물밀듯 밀려온다.

 

[ 나중에 지도를 검색해보니 폭포골에서 내려오다가 약수암 쪽인 우측으로 꺽었어야 하는데

비때문에 희미해진 길의 흔적을 놓치고 둘레길로 계속 직진해버린 것이었다. ]

 

 

 

 

 

 

`관봉에서 동봉까지`는 단풍이 물든 10월의 어느 다음 날을 기약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