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徒步 ·旅行 ·日常

2021년 8월 5일 만불사

어디로든 마땅히 갈만한 곳이 떠오르지 않아서  무작정 나섰다가

주산지라도 가볼까 하며 가다가 그만 차선을 잘못 들어 만불사로 행선지를 잡았다.

 

만불사는 고요했고 더웠다.

몇살인지는 기억이 나지 않는 어릴적 어느날의 여름 오후,

공사로 파헤쳐진 돌웅덩이에 고인 빗물에서 물장난을 하다가 보았던

그 새하얀 뭉게구름이 문득 생각났다.

구름은 솜처럼 푹씬푹씬 할 거 같았고 천천히 움직이면서 온갖 모양으로 바뀌는 것을

바위 위에 누워서 하염없이 이런저런 상상을 하며 바라보곤 했다.

그러다가 젖은 고무신을 말린다고 손에 고무신을 쥐고 빙빙 돌리며

'빼빼 말라라 아지아 아지아 말라라~'

그렇게 주문을 외우면 고무신에 묻은 물기가 마법처럼 사라지곤 했다.

 

햇빛은 따갑고 바람 한 점 없는 오후~

 

영천 만불사

 

 

시주를 하고 종을 세 번 치며(정확히는 네번이다. 한번은 너무 살살 친거 같아서 세번만 치라고 적혀 있었는데도 한번을 더 쳤다) 마음속의 바램을 기원했다

끊임없이 분별하고 있다.